스리랑카WFP 소장 "국민 56%가 식량 위기…한국 지원 큰 힘"
- 작성일
-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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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와 코로나19, 식량난으로 고통받은 지난 3년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한국의 지원이 스리랑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18일 서울 관악구의 WFP 한국사무소에서 만난 압두르 라힘 시디키 WFP 스리랑카사무소장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감사 인사부터 했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처참한 현실 속에 외부의 지원이 그만큼 절실했다는 얘기다.
지난 3월 WFP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0)의 공동평가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식량 불안정' 인구는 약 38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적절한 음식 섭취가 없을 경우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상태에 놓인 이들을 뜻한다.
스리랑카 인구는 2천200만명이다. 전국민의 17% 정도가 절박한 식량 위기에 처한 셈이다.
시디키 소장은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인구의 56% 이상이 굶거나 값싼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는 현지 상황을 전했다.
스리랑카는 연이은 재정 정책 실패와 대외 부채 급증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5월부터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처해있다.
전 세계를 할퀸 코로나19 유행에 경제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첩되면서 식량 위기 상황은 더욱 심화했다.
시디키 소장은 "수입에 의존해 온 밀과 렌틸콩 등의 주요 식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식료품 물가가 90% 이상 올랐다"며 "쌀은 자급이 가능했으나 전쟁으로 인한 비료값 폭등으로 2022년 기준 쌀 생산량이 38%나 줄었다"고 전했다.
덩달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WFP 스리랑카사무소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디키 소장은 "WFP는 지난해까지 코이카로부터 총 650만 달러(한화 약 86억원)를 지원 받아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디키 소장은 스리랑카의 학교 급식 지원 사업에 2년 6개월간 10억원을 지원하는 금융산업공익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원금은 스리랑카에서도 가뭄에 취약한 모나라갈라와 마탈레 두 지역에서 학교 216곳, 학생 약 4만1천명의 급식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시디키 소장은 "WFP의 학교 급식 지원 사업은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이자 지역 내 소작농인 여성들에게 농업기계와 비료, 조리도구 등을 제공하고 이들이 수확한 작물로 직접 학교 급식을 만드는 방식"이라며 "추가 작물 생산량은 시장에 팔 수 있게 해 여성들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작농에 대한 적절한 지원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학교 급식의 전반적인 영양 수준을 개선해 아이 한 명이 1주일에 최소 달걀 1개는 먹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