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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불평등 심화…독점·배제 아닌 포용적 금융 고민을”

작성일
2023-05-22
조회수
2642

주류 금융과 사회적 금융이 만났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심화 등 우리 사회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와 금융의 역할을 짚어보고 실천 사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국내 금융 33개 노사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금융산업공익재단(이사장 박준식)과 사회적 금융의 대부격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사장 송경용)이 오는 25~26일 이틀 동안 서울 명동 일대에서 ‘2023 사회적금융포럼’을 공동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포럼의 주제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금융: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금융의 역할’이다. 은행연합회, 한국거래소, (주)코스콤, 삼성생명, iN라이프케어이종협동조합연합회, 아이쿱생협연합회,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가 후원하고 금융, 이에스지(ESG), 임팩트 투자, 사회적 경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와 연구자 등 5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포럼에 앞서 박준식·송경용 이사장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페이지명동에서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했다. 포럼의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사회적금융포럼 웹페이지(socialfinanceforum.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 기후위기와 더불어 불평등·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우리 사회는 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금융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준식(이하 박) 금융은 축적의 역사이자 포용의 역사다. 한때는 축적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포용이 중요한 때다. 금융이 더 많은 이들에게 참여와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의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지속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특히 많은 소외계층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이러한 분들을 금융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금융의 새로운 역할 중 하나라 생각한다.


송경용(이하 송) 지속가능한 사회를 포용과 공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외되고 배제됐던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단순히 사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과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과 금융의 정체성을 재설정 할 필요가 있다.


사회 독점과 배제가 아닌 포용과 공존의 방법을 찾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회로 말씀 주셨다. 금융산업재단은 주류 금융권,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사회적 경제에서 출연한 기관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에 대한 말씀들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된다.


송 거의 모든 사람이 일평생, 매시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며 살아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기관차 역할이고 금융은 기업의 뿌리다. 80년대 중반부터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며 사회 주체별로 여러 노력들이 계속 됐다. 최근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절박성과 시급함을 느끼게 했다. 이제는 함께 방안을 찾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번 포럼도 그런 의미에서 기획됐다.


박 금융은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통해 성장하는 분야다. 리스크는 두 가지 얼굴을 가졌다. 하나는 모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혁신 리스크고, 다른 하나는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성격으로 생존과 관련된 것이다. 혁신과 생존의 리스크 두 축이 조화를 이룰때 금융이 건강하게 발전한다. 금융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동하는 혁신 부문과 동시에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적 자원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사회 생태와 사회를 위한 금융의 새로운 역할 혹은 재설정에 공감한다. 이에 대해 각 영역에서 느끼시는 책무나 혹은 서로에게 기대하시는 역할이 있나?



송 금융을 통해 위기에 처한 경제와 생태 시스템을 구하려는 지속가능금융과 사회적 금융은 목적과 원리에 있어 일맥상통한 부분이 많다. 사회적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추구하거나 재무 가치와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금융을 뜻한다. 오는 6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지속가능회계기준이 발표되면 주류과 대안 금융 간 경계는 더욱 흐려질지도 모른다. 금융은 더 많은 기회와 수익을 창출하는 하나의 산업으로써 발전해왔다. 주류 금융이 보다 적극적으로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불평등 완화, 자연에 대한 투자에 역할을 해줬으면 싶다.


박 당면한 현실은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은 성경 묵시록의 ‘지옥문’이 열리기 직전이라고 생각한다. 말씀처럼 적극적 개혁이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매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되고 불평등 문제는 나날이 가속도가 붙어 악화되고 있다. 경제사회 주체들이 책임감있게 참여해야 한다.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정부나 기업 등 다른 주체들이 손 뻗지 못하는 부분을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사회 금융 본업에서는 이에스지로 사회와 환경의 문제를 개선하고, 더불어 소외된 영역과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에 참여해야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금융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송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뒤돌아보면 정부는 그간 금융을 통해 기업과 산업에 개입해왔다. 기업 활동에서 벌어지는 인권과 노동, 환경 문제보다는 기업 성장과 생존 위주로만 지원해왔다. 이제는 재난적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정부·금융·민간 전문가들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박 개인적으로 최저임금위원회에 속해있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각자의 몫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 프레임에 관심 있다. ‘정당한 마당’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당한 마당을 만들어가는 데 마중물을 제공하고 싶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당장의 성과물만을 독촉하면 미래를 그리지 못한다. 장기적 시각에서 방향성이 마련되면 우리 재단과 같은 곳들이 안정적인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송 지금 말씀하신 것이 인내자본, 신뢰자본이다. 사회적 금융은 이것을 기초로 움직인다. 이제 우리도 그럴만한 여유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일례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서 인큐베이팅한 풀빵공제조합은 노동자들의 연대다. 2021년 출범시 여러 우려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사고율은 1%대다. 그마저도 날짜를 잊거나 하는 정도로 소위 악성채무가 거의 없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생활협동조합이 운영된지 벌써 30~40년에 조합원들은 1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스스로 사회적 신뢰를 만들었다. 관계를 담보로 새로운 금융 형태들이 발전할 수 있다. 수탁 기능을 가진 주류 금융에게도 이익일 것이다.

 


출처 : “기후재난·불평등 심화…독점·배제 아닌 포용적 금융 고민을”(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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