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기반 개인 재무설계, 수학으로 배운다
- 작성일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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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공익재단과 사단법인 밥일꿈은 지난 2월 2일 ‘고교 경제 수학 과목 수업을 이용한 연금 교육 수업모델 개발과 시행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의 금융교육은 주로 초·중등학교에서 피해 예방 우선 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준 높은 금융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본 사업은 연금을 매개로 고등학교 정규 수업을 통한 금융교육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경제 수학’ 교육과정으로 들어간 금융교육 =
수업모델은 고교 3학년에 개설된 진로선택과목인 ‘경제 수학’ 2단원 ‘수열과 금융’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 개념인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의 이해가 사회적 이슈인 ‘연금’과 연계되어 있다는 데 착안해 실생활 속 수학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수업모델과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이끌고 수학 원리와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학업 역량과 시민 역량을 향상하는 데 목적을 뒀다.
금융 관련 교수와 전문가, 현직 교사들이 참여해 수업교재와 교안을 개발했다. ‘경제 수학’, ‘사회 문제 탐구’ 등의 과목이 개설된 고교를 대상으로 홍보해 전국의 40여개 고교, 50여명이 참여를 신청했다. 대부분이 수학 교사였지만 일부 학교에선 사회와 진로 교사들도 참여했다. 2월 28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대강당에서 ‘경제 수학 수업모델 교사 연수회’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의 막이 올랐다.
◆연금 기반 개인 재무설계까지 수업 확장 =
교안 설명에 나선 한승진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금의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금 활용 개인 재무설계를 수행함으로써 학생들이 연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건전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등비수열의 합을 구하는 공식을 활용해 연금의 미래가치와 현재가치를 알아보고 기본 연금 설계, 은퇴 시점까지 내야 하는 적립금과 은퇴 이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을 엑셀 프로그램으로 계산해 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한다. 또 민감도 분석을 통해 연금의 원리를 이해하도록 했다. 민감도 분석이란 연금과 적립금이 적립 기간, 지급 기간, 이자율 등의 변수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수업은 국민연금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고 나아가 개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재무 계획을 세워보는 수행평가까지 확장된다.
채무철 경기 분당아람고 교사는 “예를 들어 국민연금 수령 연령을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다”며 “교사들은 국민연금 수령 연령을 ‘65세보다 상향 조정해야 한다’와 ‘65세를 유지해야 한다’를 주장하는 두 팀으로 학생들을 나누고 입론, 교차조사, 반박 등의 과정을 통해 토론을 진행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은퇴 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희망 연금액을 산정하고 공적연금, 퇴직연금의 수령액을 고려한 후 추가로 납입할 개인연금 금액을 정해보는 활동을 통해 학생 개인별 재무설계도 할 수 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총평 시간에 발언한 한 교사는 “지금까지 경험한 교사 연수 중 최고"라며 "핵심 자료와 교안, 교재까지 모두 다 아낌없이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평가했다.
박민영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고 교사는 “‘경제 수학’ 과목은 경제에 관심 있는 학생이 선택하고 경제 교과를 미리 듣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수업에 활용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며 “수업 활용과 적용 측면에서 아주 도움이 되는 유익한 연수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수를 주관한 도원경 (사)밥일꿈 간사는 “향후 수학 교사와 사회 교사의 협업을 통한 융합 수업 지원 사업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면서 “좋은 수업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수업모델을 참고해 학교에 맞는 수업계획서를 작성하고 3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진행한다. 우수한 수행평가 결과물은 별도로 시상하고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