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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함께하는 사랑방)

공익법인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

작성일
2024-09-09
조회수
43


강혁 
금융산업공익재단 정책연구위원,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사무국장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공익법인은 1939년 삼양그룹 초대회장 김연수에 의해 설립된 재단법인 양영회(현 양영재단)이다. 설립 당시 기본재산은 34만 원으로 지금 가치로 약 34억 원 가량이지만, 당시 하루 일당이 80전(현재 8천 원 정도) 정도임을 감안하면 지금 최저시급 일당(약 8만 원, 78,880원)으로 계산할 경우 최소 340억 원 이상의 규모이다. 장학사업을 목적으로 하였고, 나라 발전을 위해서는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국세청 공익법인 통계(2023)에 따르면 개인이 만든 법인이 3,894개(33.8%), 기업이 만든 법인 805개(7%), 개인과 기업이 함께 만든 법인이 520개(4.5%)인데, 재미있는 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공익법인도 1,175개(10.2%)나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3만여 개의 공익법인이 개인, 기업,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설립되고 다양한 주체들이 공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교육과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가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민간이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사회가 빈곤으로 열악했던 시기에는 이러한 분야의 역할이 중요했다. 

공익법인의 사업영역은 사회복지가 3,017개(26.2%), 학술·장학이 2,756개(23.9%), 교육이 1,806개(15.7%), 의료가 1,091개(9.5%) 순으로 나타나지만, 기타 부분도 1,899개(16.5%)나 된다.(국세청 통계, 2023) 2천년대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이후에는 장학이나 사회복지 영역 외에도 다양한 목적의 공익법인이 설립되었다. 환경문제, 노동자 인권, 지역 간 격차, 저출생 고령화, 에너지 문제, 소상공인 문제 등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전문적인 공익법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동물권이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공익법인, 재난에 대응하는 공익법인, 공익법인을 지원하는 공익법인도 등장했다. 
 
현대 사회에서 공익법인의 역할과 범위는 단순히 취약한 영역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사회문제가 얽혀있는 복잡한 환경에서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공익법인 간의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현장에서 풀뿌리 공익법인이 할 역할과 이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재원을 가진 재단법인 등 각자의 장점을 살린 협업이 필요하다.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지원하고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 기업, 풀뿌리 단체까지 함께 협업해야 한다.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 공익법인의 역할이라면 서로 협업하고 협력할 때 진정한 사회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관심이 높으나 잘 알지 못하는 금융산업 같은 전문 분야도 지역의 현장감 있는 풀뿌리 공익법인과 금융산업공익재단이 협업할 때 서로의 자원과 전문성이 결합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각자의 욕심을 내려놓고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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