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완(敏腕) 노동변호사의 변신...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 '첫돌'
- 작성일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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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주 이사장과 4기 이사회는 지난 2024년 10월 22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0월 21일까지로,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셈이다.
주 이사장은 1959년 서울 태생이지만, 원래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 집안' 출신이다. 선친은 약사 자격증이 있어 약국을 경영했지만 다른 사업 출혈이 커 형편은 넉넉치 않았다. 그나마 중학교 3학년 때 선친이 타계, 모친 슬하에서 숙부 등 얼마 안 되는 친지의 도움과 기대를 받으며 자랐다.
선친의 생전 당부가 자신처럼 약사는 하지 말고 법관이 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동국대 부속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법대에 들어갔다. 10.26이 있던 해 신입생이던 '79학번'으로, 유신시대와 신군부 시기에 대학 시기를 겪어 노동 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사법시험 25회(1983년) 출신, 즉 상당히 빠른 나이에 합격했다. 다만 가정 형편 때문에, 그리고 개인 성향상 임관 대신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변호사 자격을 갖고 1989년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그의 회상에 따르면, 당시 대우는 노무담당 분야의 전문성 있는 조직이 따로 있지 않아 다른 임원이 이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가 노무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게 그룹 내에서 허용 내지 오히려 환영됐던 이유다. 이렇게 그는 필생의 전문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그가 대우에 들어간 시기는 고 김우중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펴낸 해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은 노사 분규 등 새 고민거리에 노출되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하던 역동적 시대였다. 주 이사장으로서는 실무 사례들을 주도적으로 다양히 처리하면서 국제 기준에 걸맞은 노무 시스템 확립을 꿈꾸기 좋은 때였던 셈이다.
이후 김&장으로 옮겨 국제거래 영역의 지식도 쌓았지만 결국 다시 고향 노무 영역으로 돌아왔다.
그를 2000년대 초반 한국노총 자문변호사로만 기억하는 이가 많지만, 이미 1995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위원, 1996년 옛 노동부 자문 변호사 등으로 활약을 해 왔다. 1996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문위원으로도 위촉돼, 경제계와 정부·노동계를 모두 자문해 본 3관왕 기록을 갖고 있다. 노동자 권익 보호에 매진해 왔지만, 그 정도로 균형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널리 공감대를 형성했던 결과다.
고시 공부 기간은 물론 변호사 근무 시절 내내 워낙 부지런했던 것으로 이름나 있다. 형이 의사가 되면서 살림이 펼 때까지 법학 공부와 3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고 한다. 바쁜 법조인 생활 중에 고려대학교 로스쿨 출강을 강행하기도 했다. 금융산업공익재단 관계자는 "부지런하고 직원들을 잘 배려하고 챙기는 성품"으로 그를 소개한다.
진행 중이던 사업의 중간 점검은 물론, 새로운 사업 추진과 새로운 가지치기에 역점을 두고 올해 사업을 추진해 여러 성과를 올렸다.
올해 3억원의 재단 자금을 인도네시아에 지원, 메단 지역의 3개 하위 지구(Sub-District) 학교·주민 등을 대상으로 환경교육 및 폐기물 처리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이른바 '쓰레기은행(Waste Bank)' 가업 운영 기초를 닦았다.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소득을 지원하고, 음식물쓰레기는 수거 후 동물 먹이로 제공되도록 하고, 음식물쓰레기로 유용한 곤충 '동애등에'를 기르도록 했다. 동애등에는 건조 후 사료로 판매해 주민 고소득 사업으로 하도록 했다.
기존에 이미 착수, 진행해 오던 필리핀 사업과 스리랑카 사업은 현지 점검을 진행해 제대로 사업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토록 '현지 점검'을 올해 단행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저소득 지역 파야타스 마을을 돕는 '파야타스 직업훈련센터 지원 사업'의 센터를 재단 임직원들이 직접 방문, 추가 지원 필요사항 및 애로점을 파악토록 했다. 국제기구인 '유엔세계식량계획'과 함께 지원해 왔던 스리랑카 학교급식 지원 건도 현장 방문 및 점검을 통해 내실을 꾀했다.
기존에 진행해 오던 남북하나재단과의 협력 사업, 즉 탈북민 금융 관련 지원도 개인 금융의 실전 팁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도록 개편했다. 기존에 창업 자금 지원 등 여러 내용이 이미 교육돼 왔지만, 주 이사장 부임 이후 특히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업의 특성을 살려' 내용을 추가하고, 탈북민들이 가장 남측 경제생활에 진입하며 궁금하고 아쉬워할 ▲ 자산관리 ▲금융 사기 피해 예방 ▲금융상품 및 투자 이해 등의 프로그램을 특히 보강했다.
이번에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진행해 온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 대상 저금리 대출 규모를 크게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이 사업은 2024년에 처음 시작돼 총 3억원 규모로 8개 기업을 지원했으는데, 그가 부임 첫해에 이 진행 경과를 들여다 본 뒤 올해 사업이 확장된 것이다. 평균 상환율 97.9%라는 성과를 거둔 것에 성공 가능성을 발견,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더 큰 지원을 하자는 결단이 재단 내부에서 내려지도록 이끌었다. 주 이사장은 올해 이 사업의 2억원 증액 이유에 대해 "금융지원을 통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