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정책 역량 강화, 데이터센터 만들자”
- 작성일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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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의 정책 싱크탱크인 중앙연구원이 조직체계를 이원화하고 데이터 기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장 교섭 및 조합원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시의성 있는 정보와, 중·장기 차원의 거시정책 전략 수립을 위한 심층 분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이유다.
연구원은 중장기 정책 연구
데이터센터는 현장 필요에 부응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중앙연구원 설립 30주년,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60주년 기념식 및 학술토론회’ 발제에서 “중앙연구원은 단기 현안 대응의 부담에서 벗어나 한국노총의 미래 비전과 직결되는 중장기 핵심 과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조직 체계 이원화를 제시했다.
중앙연구원은 시의성 있는 정보를 빠르게 발간해줄 것과, 중·장기적 전략에 도움이 되는 보고서 제작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중앙연구원이 한국노총 사무총국과 산별연맹·단위노조 노조 간부 1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사무총국은 83.9%, 산별연맹은 82.4%가 연구보고서 발간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반면 단위노조에서는 시의성 있는 정보를 담아내는 노동N이슈 발간을 가장 잘했다고(43.2%) 답했다. 중앙·산별 단위에서는 거시정책과 전략 수립을 위한 심층 분석을 중시하고, 현장의 노조에서는 교섭과 교육에 활용 가능한 최신 정보를 더 선호하고 있었다.
연구원에서는 두 가지 요구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단기 의제에 집중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따로 두자는 게 장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현장에서 요구하는 통계 및 설문조사 설계를 지원해 현장의 즉각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가 사무총국과 산별연맹에서 개별적·파편화해 수행하는 실태조사를 묶는 허브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조합원 패널을 구축해 정부 통계에 의존하지 않는 고유 데이터를 확보해 대외 위상과 정책 영향력을 강화하는 핵심 자산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원 독립적 운영 요구돼
노동연구기관 간 협업 제안도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독립적 연구소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국고보조금으로 유지되는 구조라 정권이 바뀌고 국고지원이 중단될 때마다 사무총국으로 파견되거나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립적인 예산을 편성하고 인사 운영 권한도 연구소에 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독일노총 산하 한스뵈클러재단 내에 설치된 싱크탱크 경제사회과학연구소가 재정적 후원을 받되 자율성과 전문성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정부의 태도에 구조적 문제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한국노총 또한 자체적 연구투자 의지와 장기 전략 부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문제는 인식과 철학의 결여”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의 노동 연구 생태계의 전반적 발전을 위해서 연구기관들의 협업을 정례화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학계와 국제 연구기관, 공공기관을 한 축으로, 노조와 시민사회·지방정부·현장조직이 다른 축으로 있는데 이 축을 가로지르는 자리에 노동연구소 공동프로젝트가 위치해 중장기 협력 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협업 고리를 만들어 정례화시키면 좋겠다”고 말했고, 안종기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학교라는 공간이 장점들이 있으니까, 전체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 출발지점으로서의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해 나가자”고 했다.
토론회는 한국노총과 고려대 노동대학원 노동문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이 후원했다.
출처 : “한국노총 정책 역량 강화, 데이터센터 만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