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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함께하는 사랑방)

실생활에도 입시에도 도움 주는 경제교육

작성일
2025-05-19
조회수
105


이옥경
사단법인 ‘밥 일 꿈’ 이사장 

TV를 돌리다 보면 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서로 독침을 쏘아대며 끝장으로 달려가는 부부, 미성년에 임신하고 부모가 됐는데 대책 없이 사는 아이들 등의 일상이 자극적으로 나오는 프로그램을 볼 때가 있다. 그들의 문제성 있는 행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물론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쓰는 인물도 있지만 그 경우에도 대개 한쪽은 책임감 없이 ‘오늘만’ 살고 있다. 문제해결은 더욱 멀어지고 불신과 다툼이 일상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 커플들이 많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 서로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대화법,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저들에게 맞춤형으로 꼭 제공됐으면 하는 간절한 생각이 든다. 나아가 어릴 때부터 생활인으로서의 이런 기본적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적, 사회적 손실을 막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각 분야의 뛰어난 인재를 키우는 것은 이 세계적 경쟁시대에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을 키우는 것도 정말로 중요하다. 
그 가르침에는 전방위적인 내용이 있어야겠지만 경제교육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대체로 ‘경제관념’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더욱 관계 악화로 이어진다. 

사단법인 ‘밥 일 꿈’이 수행하는 사업의 행사에서 나는 항상 ‘밥 일 꿈’이라는 조금은 생소하고 촌스러운 느낌의 이 명칭은 뭘 의미할까하는 의아함에 대한 설명부터 하고 시작한다.
밥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자주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다. 그 밥을 위해 일을 하되 하고 싶은 일이 되게 하자는 것이 일의 의미이다. 그러나 꿈이 없으면 밥과 일은 의미 없는 일상이 된다. 
이 셋의 조화가 개인과 우리 사회의 지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일신문 임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비영리 법인이 사단법인 ‘밥 일 꿈’이다.

‘밥 일 꿈’이 하는 사업 중 몇 개를 소개하고 싶다.
더운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추운 한국의 겨울을 따뜻하게 나도록 외투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18년부터 시작한 ‘외국인 이웃을 위한 외투 나눔(첫겨울 나눌래옷)’ 사업이 있다. 아직 멀쩡하지만 좀 싫증 났거나 체형이 변해서 못 입는데 버리기에는 아까운 겨울 옷이 어느 집에든 있을 것이다. 여러 기관, 학교, 아파트 자치회 등과 협력해 이런 옷들을 기부 받아 국내 제일의 프랜차이즈 세탁업체에 의뢰해 깨끗이 세탁하고 수선해서 근년 들어서는 1만 벌 이상을 전달하고 있다. 초기에는 서울시청 광장 등에서 옷을 진열하고 오프라인 행사로 전달했지만 이제는 홈쇼핑처럼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주문 방식으로 외국인 이웃이 고른 외투를 우체국 택배로 보내고 있다.
7회를 맞아 우리의 마음을 나눔으로써 외국인 이웃과의 거리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다문화 축제로 발전하려고 한다.

한편,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 사다리를 놓는 ‘사다리 교사단’ 사업은 2019년부터 시작했다.
사교육과 입시정보 등 진학지도 서비스의 소외지대에 있는 아이들은 이미 그들을 위해 국가가 마련해놓은 제도의 존재도 활용방법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다리 교사단은 자발적으로 한 학생의 멘토가 되어 그 아이들이 이 제도가 제공하는 기회의 문을 찾아 꿈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 함께하는 교사들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해 찾아가는 선생님도 계시다. 참여하는 선생님들이야말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사랑을 실천하면서 우리 사회를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분들이다. 
사다리 교사단 사업은 이제 각 지역별 상황에 맞춰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시 경제교육으로 돌아와 보면 100세 시대에 어린 세대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 일은 어른 세대의 의무라 할 것 같다. 고교생은 자신의 삶을 자주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금융은 늘 가까이 두고 잘 활용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유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이제 2년차를 맞은 고교 금융교육 사업은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중요한 이슈인 연금을 주제로 연금의 구조를 알고 자신의 연금 설계를 해보는 방식은 금융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에 효과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교육을 고교 정규 수업에서 시도하는 이 사업은 그 사례가 없는 첫 시도였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주신 전문가들, 자발적으로 모이신 40여 개 고교 선생님들, 그리고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 지혜를 모아 출발했지만 당연히 중간중간 시행착오와 난관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참여한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연대를 맺어 교육 방법을 공유하며 내용을 더 알차게 채워 주셨다. 그 결과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되면서 실생활에도 도움을 주는 ‘좋은 수업’의 소중한 사례로 발전하고 있다.
금융인식을 전 사회 구성원의 인생에 도움을 주는 필수적인 부분으로 강조하는 금융산업공익재단에도, ‘밥일꿈’을 강조하는 우리에게도 잘 맞는 사업으로 생각하고 재단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평범한, 건강한, 시민이 우리 공동체의 기반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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