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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함께하는 사랑방)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한 평등의료 이야기-

작성일
2025-07-04
조회수
25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



  녹색병원은 2003년 9월 개원 이래 지역사회의 취약계층 및 저소득 노동자,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차별없는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공익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녹색병원은 설립 배경부터가 특별합니다.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들의 투쟁과 이에 따른 정부의 병원 설립 기금 지원, 노동·시민 사회단체의 노력으로 탄생한 녹색병원은 자연스럽게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관한 관심과 실천을 병원의 핵심 가치로 삼아왔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많은 이들이 어려운 노동자임을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플랫폼 배달노동자, 법인택시기사, 건설일용직 노동자, 식당노동자, 비정규직 학교노동자, 요양보호사, 가사간병 노동자, 용역파견 일용직 등 고용 안정성과 건강권이 취약한 이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들은 특히 질병으로 인해 노동 능력을 상실하는 순간, 단번에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실업 상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영세자영업자, 고령자 대상 단기 공공일자리 참여자, 자활근로자, 평균 급여 27만원의 어르신 일자리사업 참여자들 역시 사회적 취약노동자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예술인·프리랜서들도 이에 해당됩니다.

 

더하여 우리나라 3D업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과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권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의료의 문턱은 이들에게 유난히 높습니다. 아파도 병원비가 걱정되어 치료를 미루고, 병이 악화하여 결국 노동 능력을 잃는 사례는 더 이상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들 이야기입니다. 녹색병원은 이러한 이들을 위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차별 없는 진료와 공익 의료지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으로 취약계층노동자 및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인 미등록 이주아동)들에게 평등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으로 큰 위기를 넘긴 대표적인 사례가 몇 가지 떠오릅니다. 


사례 1. 건강보험 상실도 모른 채 살아온 고령 일용직 노동자 A씨

건설현장 식당에서 일하던 A씨는 건강보험이 상실된 상태로 상세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과거 상악동암 수술 후 생계를 위해 항암 치료도 포기한 채 살아왔던 그는 면역력 저하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의료비 지원 덕분에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고, 그는 퇴원하며 “내 몸 하나 돌보지 못한 삶을 살았다”며 병원과 재단에 깊이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사례 2. 뇌경색으로 쓰러진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B씨

보호자 없이 혼자 살던 B씨는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져 119를 통해 녹색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빠르게 재단의 의료비 지원사업에 연계되어, 집중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그는 걷는 것조차 어려운 와상환자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사례 3. 미등록 몽골 이주노동자 C씨의 급성 충수염 수술

건설 철거 현장에서 일하던 C씨는 건강보험이 없어 복통에도 병원 방문을 망설이다가 급성 충수염 진단을 받고 녹색병원 응급실에 왔습니다. 다행히 재단 지원으로 수술과 입원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그는 서툰 말로도 여러 번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사례 4. 팔 골절에도 병원비 걱정에 퇴원한 고령 가사관리사 D어르신

넘어져 팔을 다친 후 병원비를 걱정해 바로 퇴원했던 D어르신은 몇 날 며칠을 마음 졸이다 남편과 손자를 데리고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재단의 지원 덕분에 의료비 부담 없이 치료를 마칠 수 있었고, D어르신은 울먹이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사례 5. 팔 골절을 참고 지낸 12세 미등록 이주아동 E군

자전거 사고 후 3주간 통증을 참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미등록 이주아동 E군은 ‘요골하단 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골절의 통증을 참고 지냈던 어린이의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치료가 늦어져 성장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에 가야 할 이유보다 걱정이 더 앞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취약계층 노동자, 이주노동자, 그리고 미등록 이주아동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며, 가장 먼저 건강을 잃고도 가장 늦게 치료받는 이웃들입니다.

이제는 공감에서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정책의 변화, 제도의 확장, 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건강은 선언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지켜져야 할 보편적 권리입니다.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라면, 그 '함께' 속에는 이들 모두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녹색병원의 공익 의료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금융산업공익재단의 든든한 지원과 신뢰 덕분입니다.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이웃들에게 손 내밀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따뜻한 연대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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