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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함께하는 사랑방)

흔들리는 시장에서 금융 마인드셋을 생각하다

작성일
2026-08-19
조회수
18



차경욱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산업학과 교수


2025년 4월 2,300선이었던 코스피지수는 무서운 속도로 상승해 지난 6월 중순 9,000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불과 한달여 만에 다시 5,500선으로 하락했다. 7월 말에는 하루에 10.8%가 떨어졌다가 불과 사흘 뒤 하루에 17.9%가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졌다. 수업시간에나 설명하던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발동하고,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하는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도 하루하루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20∼2021년을 기억해 보자.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됐다.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영끌’과 ‘빚투’ 열풍이 확산되었고, 2021년 1월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넘었다. 그러나 이어진 조정국면에서 반대매매(증권사의 강제청산)와 깡통계좌가 속출했고, 빚을 감당하지 못한 청년층의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했다.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불법 유사투자자문과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며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때의 뼈아픈 교훈을 잊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 마주한 현실은 5년여 전보다 한층 위태로워 보인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 38.6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중순 급락장에서는 한 주 동안 약 120만 개의 개인투자자 계좌가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 요구)을 받고, 이 가운데 약 35만 개가 강제청산된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빚을 내고 적금과 보험을 해지하고, 결혼자금, 창업자금, 퇴직금을 넣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안타까운 사연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주식의 주자도 몰랐던 사람도, 평생 은행이자만 받던 사람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상당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유튜브를 보고 주식을 따라 샀다. 스스로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고 판단할 지식과 정보가 부족했을 뿐더러, 마음이 조급해 공부를 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은 다 돈을 번다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이 컸을 것이다.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봐 조바심이 났을 것이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즉 나만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면서 무분별한 군집행동이 일어나고 무리한 투자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2021년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고 그 흐름이 가상자산시장으로 번졌을 때도, 2024년 비트코인에 막대한 자금이 몰렸을 때도, 그리고 2026년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No single investment is right for everyone. 투자에는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하나의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각자의 투자목표와 투자기간이 다르고, 가지고 있는 자금의 규모와 성격이 다르며,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의 수준(위험감수성향)이 다르고, 투자경험이나 지식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재무상태와 투자성향을 객관적으로 진단, 평가하고, 스스로 투자목표를 세우고, 충분한 정보탐색과 대안비교를 거쳐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베스트인 투자를 찾는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충실히 거쳤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선택했다면, 설령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을 돌아보고 다음 선택을 수정할 수 있다. 반면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랐다면, 실패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뿐더러 심리적, 재무적 타격에서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금융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교육은 재테크나 투자비법을 알려주는 일이 아니다. 금융교육의 목표는 금융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건전한 금융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고, 스스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하는 힘, 즉 금융역량(financial capability)을 길러주는 것이다. 개인이 보유한 재무자원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과업을 달성해 가며, 금융소비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고, 궁극적으로 금융웰빙을 증진하도록 돕는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디딤돌은 마인드셋(mindset)이다. 마인드셋은 재무상태에 대한 관심과 관리 의지, 금융의사결정에 대한 동기, 자신감과 자기통제, 미래지향적 사고, 그리고 재무문제에 대해 소통하려는 태도 등을 포괄한다. 영국 정부(MaPS)의 금융역량 성과 프레임워크에서도 지식, 기술, 행동 뿐 아니라, 마인드셋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득과 지출, 신용과 부채관리, 저축과 투자, 보험, 은퇴설계, 세금, 상속 등 수많은 재무적 선택을 마주한다. 이들은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연속적 과정이다. 그러므로 장기적 항로의 방향을 잡아주는 마인드셋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금융 마인드셋은 성인이 된 후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경험과 배움을 통해 내재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교육은 가능한 한 일찍 시작되어야 하고, 학교 교육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독립된 정규 교과 개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사회, 수학, 국어 등 기존 교과와의 연계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융합프로젝트 등을 통해 실생활 금융의사결정과 금융소비자의 권리, 책임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장은 앞으로도 수없이 출렁일 것이다. 새로운 금융상품과 디지털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AI가 자산관리를 돕는 시대가 되었지만, 최종적인 선택과 책임은 ‘사람’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융교육이 건강한 금융 마인드셋을 심어주는 평생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굳건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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