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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문화를 필리핀 아이들이 읽고 있어요"

작성일
2025-07-18
조회수
21
제주 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다문화 교재가 멀리 필리핀 현지 아이들의 학습에 쓰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필리핀 현지에서 쓰이는 교재는 ≪엉뚱망뚱 이야기 쑥쑥≫(영문명 The Wacky Feet Adventure)이다. 이 교재는 제주시내 작은도서관 호꼼슬로에서 제작했으며, 호꼼슬로를 오가며 학습에 열중인 제주 도내 학생들이 제작에 동참했다. 한글은 물론, 영어 등 2개 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재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엉뚱망뚱 이야기 쑥쑥≫은 우리나라 고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는 <호랑이와 곶감>, <단군신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의좋은 형제>,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구두쇠 영감>, <선녀와 나무꾼> 등 모두 8편이다. 우리나라 아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낯선 필리핀 아이들이 익히게 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줄거리를 읽게 한 뒤, 이야기를 좀 더 깊게 이해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좋은 형제>를 읽은 아이들은 “형제자매가 있다면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줘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하도록 꾸몄다. 이야기마다 여러 문제를 던지고, 답을 찾는 등 해결책을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책자는 질문 형태의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개별 이야기마다 그림으로 그려서 흥미를 돋게 한다.

필리핀으로 건너간 ≪엉뚱망뚱 이야기 쑥쑥≫은 세부에서도, 흔히 ‘쓰레기마을’로 불리는 소옹 마을에 깊숙이 침투했다. 책자가 펼쳐지는 곳은 얼마 전 소옹마을에 문을 연 ‘호꼼슬로 러닝센터’다. 책자는 호꼼슬로 러닝센터 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아이들의 필수 교재 역할을 한다. 센터는 국제구호컨소시엄인 ‘TU&호꼼슬로’의 적극적인 지지로 얼마 전에 문을 열었다.

호꼼슬로 러닝센터는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도 아이들을 맞아들인다. 아이들은 영문으로 된 교재를 읽고, 한글로 된 내용도 들여다보곤 한다.



러닝센터 시작점부터 관여해 온 호꼼슬로 한주현 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쓰레기마을이 고향인 아이들에게 학교는 꿈꿀 수조차 없는 사치였다.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하루 1000~2000원을 벌어야 하는 삶 속에서 교육은 선택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모든 아이는 배울 권리가 있고,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에 러닝센터를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주현 대표는 이어 “호꼼슬로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세계를 잇는 도시외교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제주에서 시작된 호꼼슬로의 철학을 이곳 마을을 시작으로 차츰 넓혀가고 싶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한편 호꼼슬로는 지난해 9월부터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주관하고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수행하는 ‘지역 돌봄 공동체 인규베이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호꼼슬로는 이 사업을 통해 다문화 한글 교재 초안 만들기와 청소년 글쓰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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