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보통의 삶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면 쉽게 답변하지 못한다. 이유는 하루를, 한 달을, 그리고 일 년을 ‘보통의 삶’으로 끊임없이 살고 있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에게 ‘보통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장애인에게는 익숙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삶’을 살고 싶은 장애인도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장애인거주시설이라는 또 다른 나만의 집에 사는 장애인에게 ‘보통의 삶’을 선물하는 공덕의 작은 공방이 있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인거주시설의 발전을 통하여 장애인의 권익을 증진하며 건전한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장애인복지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개발 및 보급하여 장애인복지의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의 권익 강화와 자립 지원,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지원 및 역량을 강화하고 장애인복지정책 개발 및 제언, 자원개발 및 인식개선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곳이다.

특히, 2021년부터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 장애인들에게 ‘보통의 삶’을 선물하는 사업들을 진행하였는데, 자유로운 이동을 지원해주는 미니멀 특장차 지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문화예술활동 지원, 장애물이 없고 일반 가정집과 다름이 없는 주거 공간으로 개선하는 생활환경개선 지원으로 총 3가지 ‘보통의 삶’을 선물해 주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장애인거주시설의 서비스 지원 방식이 시설 외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취미 및 여가 활동, 사회생활, 이웃 관계, 병원 진료, 등·하교와 같은 ‘보통의 삶’으로 지원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지역사회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다. 이에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하고 이동할 수 있는 미니멀 특장차 43대를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43곳에 지원하여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지역사회 생활과 이동 편의를 위해 힘썼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감염병 확산은 모든 사람에게 힘든 시기였다. 특히 장애인거주시설의 장애인들은 더욱 힘든 시기였다. 외부 활동 금지, 시설 방문자 제한, 마스크 착용과 같은 조치는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측면에서 성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설 장애인에게는 외부와의 단절로 인한 우울감 및 고독감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시기에 우리는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으로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미술,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51곳에 3억 6천만 원을 지원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작품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장애인거주시설은 설립연도가 20년 이상인 곳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지원이 있지만, 정부의 기능보강사업은 시설 노후화를 보완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시설의 단순 환경 리모델링에서 한 단계 발전하여 장애인의 개별적 사생활이 보호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일반 가정집과 유사한 유닛 단위의 주거환경을 만들고자 기획했다. 약 3년 동안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7곳에 7억 원 규모의 생활환경 개선을 진행하여 장애인들에게는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환경에 따른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 향상을 도모하였다. 무엇보다, 장애 분야 전문 컨설팅을 통해 리모델링된 공간 내에서 장애인들의 평생 돌봄서비스 지속 가능성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이 있었기에 전문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꼭 필요한 보통의 삶을 거주 장애인에게 선물할 수 있었다. 전국 장애인거주시설을 대신하여 금융산업공익재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